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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에 올라 세한을 읊다

산과 들에 눈이 개자 바람이 다시 서글프고온 나무는 서리로 물들어 늙은 노인 모습이 되었네하얀 구름 골짜기 덮고 하늘 멀리 이어지니창백한 해 떠도는 빛 땅을 낮게 비추네 한가로이 빈산을 거닐다 마음 점점 서늘해지고쇠한 모습 밝은 거울에 귀밑머리 먼저 알리네뒷전에 물러난 이 한 몸 뉘에게 보탬이 될까세한을 원망 않고 세월을 원망하네*세한(歲寒)--설 전후 겨울 추위登葛山吟歲寒山野雪晴風又悲萬林霜染老翁姿白雲埋壑連天遠蒼日浮光照地卑閑步空山情漸冷衰容明鏡鬢先知一身退隱誰為助不怨歲寒怨歲時

카테고리 없음 2022.12.27

삼탄 옛 살던 곳 다시 찾아

산이 세 여울 감싸 안아 골짜기 그윽한데 어려서 떠난 곳 늙어서 돌아오니 마음이 어지럽다 그 시절 옛이야기 하룻밤 꿈으로 돌아와 한 추억 가시자 또다시 밀려오는 한 추억이여 三灘故地重游 山擁三灘洞天幽 少離老回心自迷 小兒故事一夢迴 一回憶了一回憶 *삼탄(세 여울), 지금은 폐교된 명서초등학교 입학 (1958) 전, 후 2년여 살던 곳.

카테고리 없음 2022.11.20

용산고 졸업 50주년 기념 남도여행에 부쳐

아 아 용산의 벗들이여 모두 백발이 되었구려큰 뜻 가슴에 묻었으나 기개는 여전하네못다 이룬 푸른 꿈 마음은 여전히 멀고 높아백발이 되었어도 세상 이치는 더 깊어졌네떨어지는 잎새 탄식 마시게 봄은 다시 오니까꽃은 또 피고 세월은 다시 오는 법이라네남도 여행에 벗들과 함께하니 행운이며 천리를 누벼도 즐거움엔 어긋남이 없다네龍山高畢業五十週年紀念南道行詠嗟嗟龍友白頭齊壯志埋懷志氣飛青雲未達心猶遠白髮雖生道益微葉落休嗟春又起花開須信歲還歸南行幸與知交共千里同遊樂不違*코로나의 창궐로 2020년에 치르지 못한 행사를 2022년에야 치르다. 160명 동기동창 부부들이 2022.11.8 ~10 목포, 진도, 강진을 여행하며 우정을 나누다.

카테고리 없음 2022.11.09

가을날 고석정꽃밭에서

절기는 어느새 상강에 이르러 꽃밭의 꽃들은 절정을 이루었네 새들은 마음껏 꽃 사이 나비를 쫓고 꽃이 붉으니 누런 벌들은 유난히 시끄럽다 곁눈으로 보니 꽃은 웃으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는 우짖으나 눈물은 보기 어렵네 한 번 떨어진 꽃은 결코 다시 붙일 수 없으니 늙은이 꽃 떨어짐을 슬퍼하여 쓸지 않는다 秋日孤石亭花園即事 時令忽已到霜降 園中百花開盡致 鳥盡心逐花間蝶 花紅黃蜂偏熱鬧 側視花笑聲未聽 鳥啼鳴淚很難看 落花絕對不再揚 白髮悲花落不掃

카테고리 없음 2022.10.23

청옥산에서 노닐다

청옥산에서 종일 노닐고 청옥산에서 다시 묵는다 계곡길에는 서늘한 바람 일어 나그네 마음 상쾌하게 씻어주네 밤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달빛 없는 산은 더욱 그윽하다 잠자리 누우려 하니 풀벌레 소리 들려 하마 가을의 기미를 느끼게 하네 遊青玉山 整天遊青玉 又宿青玉區 澗道生凉風 蕭然淨客心 夜空星星閃 無月山更幽 欲卧聞蟲鳴 已覺秋氣味

카테고리 없음 2022.09.22

서해를 바라보며

서해는 무릇 어떠한가 바다와 하늘에 걸쳐 푸르름이 끝이 없네 하늘의 뜻은 신령한 기운을 모아 놓았고 하늘의 섭리는 물과 흙을 갈랐네 파도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뻥 뚫리고 눈을 크게 뜨고 보니 갈매기가 내린다 언젠가 이곳으로 돌아와 뭇 갈매기들을 친구 삼으리라 望西海 西海凡如何 海天藍不盡 天意聚神氣 天理分水土 燥脾聽潮音 瞪視海鷗下 總是回來此 把衆鷗作友 *두보의 望嶽을 음미하고 쓰다

카테고리 없음 2022.09.12